"역사 변혁의 주체가 되는 평신도 돼야"
특별인터뷰 / 김영복 목사(평신도 정책포럼 발제 강의, 갈릴리교회)
사회평신도국은 오는 3월 16일 오후 2시 30분 종교교회에서 '한국 감리교회 평신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정책포럼을 주최한다. 사회평신도국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번 포럼에 발제 강의를 맡은 김영복 목사(갈릴리교회)를 만나 포럼에 대한 방향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먼저 포럼에 앞서 이번 발제 강의를 맡으신 것을 축하드리며, 본인에 대한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에 대학에 오래 있었고, 미국에서 만 9년 동안 유학생활을 했습니다. 클레어몬트 대학원(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에서 19세기 유럽 종교 사상사를 연구했고, 박사과정에서는 슐라이에르마허의 기독론과 교회론의 관계성에 관한 주제로 학위 논문을 출간했습니다. 귀국 후에는 서울연회 은평지방 양광교회에서 부목사로 있으면서, 감리교신학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했습니다. 또한 2004년부터 연세대학에서 7년간 교수와 교목으로 봉직했으며, 이곳 갈릴리교회 담임자로 부임한지 이제 만 2년 됐습니다. 감사한 것은 교회가 건강한 모습으로 잘 성장하고 있어 요즘 또 다른 목회 재미에 푹 빠져 있네요.
이번 포럼의 특강을 맡게 됐는데, 소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마디로 많이 부담스럽지만, 사회평신도국의 평신도 사역에 관한 열정을 오래 전부터 잘 알았기에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부터 사회평신도국이 주관하는 평신도 대학에서 '평신도 리더십'에 관한 강의를 해왔는데, 아마도 그것이 인연이 된 것 같습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평신도 포럼의 의의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소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의 지적처럼, 오늘날의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노예'가 돼야하는데, 복음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교회 제도와 법의 노예'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 감리교회와 교단도 한스 큉의 이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기독자로서의 '정체성의 위기(Identity crisis)'와 '상관성의 위기(Relevance crisis)'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는 종교적 상황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감리교 평신도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자신들의 삶의 발자취를 반추해보고, 현재의 삶을 진단한 후에, 새로운 미래를 모색해 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리교 평신도 지도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며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포럼의 주제가 '한국 감리교회 평신도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입니다. 주제가 갖는 의미와 큰 틀에서 이번 포럼의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주제는 상당히 시기적절하다고 봅니다. 히브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기억은 우리를 해방시키나, 망각은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 뼈아픈 역사든 자랑스러운 역사든 가슴에 잘 간직하고 기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죠. 평신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자랑스러웠던 감리교회 평신도의 발자취를 음미하고, 이를 토대로 지금의 위기를 넘어, 함께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는데 금번 포럼이 일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금번 포럼은 특강 외에 평신도 스스로가 평신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포럼이라 할 수 있죠. 패널로 참가하는 남선교회 한재룡 장로, 여선교회 이규화 장로, 청장년선교회 장세희 장로, 장로회 문 억 장로 등이 함께 각각의 주제를 발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재미있는 포럼이 될 것 같아요. 기대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21세기는 평신도의 시대라고 말하고 있는데, 감리교 평신도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주세요.
평신도 운동은 일종의 또 다른 차원의 종교 개혁 운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16세기 종교 개혁은 성직자들의 손에서 평신도들에게 성서를 나눠주는 운동이었죠. 하지만 20세기 이후의 평신도 운동은 그 성서의 원리를 따라 성직의 거룩한 삶을 평신도들에게 나눠주는 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로마 가톨릭 교회는 사제 중심의 교회 제도를 고집하고 있고, 교황이 베드로의 직계로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직자들은 그 권위를 승계 받은 사람들로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도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과 위계질서를 엄격하게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회가 교회 밖에서도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잘 감당하면 교회가 산다"는 생각으로 지금껏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교회 내에서의 과제뿐 아니라, 교회 밖에서의 과제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속에서 세상을 성화시켜나가는 사람들은 바로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는 평신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감리교 평신도들이 이 위기의 시대에 불연히 일어나 역사 변혁의 주체로서 각 분야의 선각자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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