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김주환 교수는 그의 책 『회복탄력성(resilience)』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잠재적 힘에 관한 여러 교훈들을 제시해 준다. ‘회복탄력성’이란 ‘원래 제자디로 되돌아오는 힘’을 일컫는 말로 회복력 혹은 높이 되튀어 오르는 탄력성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주로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하는 말로 쓰인다. 마치 공이 바닥에 떨어졌다가도 다시 튀어 오르는 것처럼, 우리의 삶이 무너진 것 같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회복되는 힘을 갖는다.
그 힘이 어디로부터 오는가? 김주환 교수는 마틴 샐리그맨(Martin E. P. Seligman)의 긍정의 심리학, 마음의 근력 갖기, 긍정적인 뇌 훈련 등을 통해서 그 힘을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우리의 할 일’이란 결론 부분에서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두 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는 ‘감사하기’이고, 또 하나는 ‘규칙적인 운동’이다. 누구나 ‘3주 만 감사일기’를 쓰면 ‘뇌의 변화’가 온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긍정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뇌 안의 혈액 순환을 향상시킴으로써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치매를 예방하며 정신건강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대단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나약한 인간의 한계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주장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예기치 않은 역경과 고난에 처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자신의 삶에 스스로 감사할 수 있을까? 대부분이 불평과 원망과 낙심 가운데 빠져들지 않겠는가? 또한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싶어도 질병과 극심한 장애로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현실적이지 못한 주장일 수 있다.
성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회복탄력성’을 말한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 악인은 재앙으로 말미암아 엎드러지느니라”(잠24:16). 이것은 내면의 잠재력을 활용해서 역경을 극복하고자하는 ‘자력적 회복탄력성’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의 나약함과 한계를 철저히 인정하고, 창조주 하나님의 도우심을 통해서 회복되는 ‘타력적 회복탄력성’을 말하는 것이다. 믿음으로 의로워진 의인의 삶은 하나님이 책임져 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이런 의인의 삶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 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4:4-10).
이 얼마나 놀라운 ‘역경지수’이며, ‘회복탄력성’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