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기독교 신앙의 최고의 가치이다. 성서는 그 사랑의 가치를 이렇게 말한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전13:1-3).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늘 우리가 무엇을 사랑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주님을 사랑하지 않고도 뜨겁게 기도할 수 있다. 우리는 주님의 십자가를 사랑하지 않고도 헌신적인 교인이 될 수 있다. 나를 사랑하고, 자녀를 사랑하고, 가정을 사랑한다면.
토마스 아 켐피스는 그의 명저 『그리스도를 본 받아』에서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에 관하여 이렇게 말했다. “천국에 있는 예수님의 왕국을 사랑하는 이들은 많지만, 그분의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분에게 위로를 받으려는 사람은 많지만, 고난을 바라는 사람은 적다. 그분의 잔치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분의 금식에 동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모든 사람들이 그분과 함께 기쁨을 나누기를 원하나, 그분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당하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많은 이들이 떡을 나누는 일을 위해 예수님을 따르지만, 그분이 당하신 고난의 잔을 마시려고 하지는 않는다. 많은 이들이 그분이 행하신 기적에 감탄하지만, 그분이 지신 십자가의 수치를 감내하면서 그분을 따르려고 하지는 않는다. 많은 이들이 그분으로부터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는 동안에는 그분을 찬양하고 송축한다. 하지만 그분이 모습을 감추시면, 그들은 불평하고 낙심하기 시작한다.”(김윤아역, p.97-98).
오늘 우리는 과연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용기와 지혜와 믿음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