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학 제자로부터 책 한권을 선물 받았다. 대학시절 어리게만 느꼈는데, 어느 덧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 스승이 되었다.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주제였던 사라 코클리(Sarah Coakley)의 신학사상을 다룬 책이다. 『욕망, 기도, 비움(Desire, Prayer, Kenosis)』 란 책이다. 제자가 집필한 글을 읽는 기쁨이 감격스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청출어람이란 말이 실감이 났다.
사라 코클리는 한국 신학계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사라 코클리를 주제로 국제 학술대회가 열릴 정도로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시대의 여성 신학자이다.
‘욕망’(desire)이란 단어는 코클리의 신학을 관통하는 핵심 단어이다. 그녀의 삼위일체론, 성령론, 케노시스론, 기도론은 모두 인간의 욕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욕망이 없이는 우리는 아무것도 행할 수 없다. 저자는 말한다. “욕망이 없다면 인간은 성령의 이끄심을 따를 수도, 기도를 할 수도,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비울 수도, 삼위일체 하나님을 경험할 수도 없다.신앙과 신학이 가능한 것은 인간에게 근원적인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p.69).
그렇다. 살아서 움직이는 모든 동력의 근저에 인간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다. 욕망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에 따라 선하기도하고 악하기도 한 것이다.
세상을 향하는 욕망을, 하나님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 영성훈련이다. 하나님에게로 정향된 욕망은 사랑과 정의, 공감과 이타심, 그리고 공동선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의미에서 욕망은 단순히 억제되거나 약화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 안에서 강화되고 확장되어야 한다. 거룩한 습관과 훈련을 통해서 우리의 욕망은 재정향 될 수 있다.
오늘 우리의 욕망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