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향
우리는 향과 함께 살아간다. 서양에는 서양만의 독특한 향이 있고, 동양에는 동양만의 독특한 향이 있다. 외국 여행을 할 때 비행장 출입국 심사대에 들어서면, 그 나라만의 독특한 향이 코끝에 와 닿는다. 향은 우리의 삶의 정체성을 나타내 주는 소리 없는 언어이다.
기독교의 경전인 성서 안에도 이 향에 관한 말씀이 나온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고후2:15) 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사람들이다. 사랑의 향기, 감사의 향기, 찬양의 향기를 뿜어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은 기도의 향기를 나타내는 사람들이다. “그 두루마리를 취하시매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이 그 어린 양 앞에 엎드려 각각 거문고와 향이 가득한 금대접을 가졌으니 이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계5:8).
광야를 지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성막을 만들고, 성막 안에 성소를 짓게한 후에 그곳에 향을 위한 단을 쌓도록 명하셨다. 여기에 신령한 의미가 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소합향과 나감향과 풍자향의 향품을 가져다가 그 향품을 유향에 섞되 각기 같은 분량으로 하고”(출30:34) 이 네 가지 향 재료들은 기도의 영적인 특성을 우리에게 잘 나타내 보여 준다.
1)소합향이다. 이것은 인도산 향으로서 치료제로 쓰였던 향이다. 기도할 때 치유의 역사가 나타난다. 심령이 치유되고, 육신의 질병이 치유함을 받게 된다. 2)나감향이다. 이것은 홍해의 조개껍질을 부숴뜨려서 만든 것이다. 기도할 때 우리의 옛 사람의 자아가 깨어진다. 기도할 때 새사람의 역사가 나타난다. 3)풍자향이다. 이것은 시리안 관목의 껍질에서 채취한 것으로서 아주 자극적이고 진한 냄새를 발한다. 이것을 피워놓으면 집안에 도마뱀이나 해충이 들어오지를 못한다. 기도할 때 사탄이 물러가는 역사가 나타난다. 기도 외에 다른 능력으로는 이런 류가 일어날 수 없다. 4)유향이다. 이 향은 감람나무에서 나오는 향기로운 진액이다. 독소를 제거하고 부패를 방지한다. 기도할 때 영혼의 독소가 제거된다. 기도할 때 신앙의 부패를 막을 수 있다.
광야를 지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장 시급히 필요했던 것은 바로 소합향의 기도, 나감향의 기도, 풍자향의 기도, 유향의 기도였던 것이다. 우리의 삶과 가정과 교회에 언제나 이런 기도의 향이 가득 피어오르기를 소망한다. 계시록은 말세에 천사가 성도의 기도를 하늘로 올려 드린다고 예언하고 있다. “향연이 성도의 기도와 함께 천사의 손으로부터 하나님 앞으로 올라가는지라”(계8:3). 성도가 존귀한 이유는 성도는 기도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탄은 기도없는 헌신, 기도없는 예배, 기도없는 성경공부, 기도없는 사역, 기도없는 봉사를 비웃고 조롱한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아무런 역사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농촌 운동의 선구자로 불리우는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장로님은 기도의 사람이었다. 그는 매일 오전 4시부터 6시까지, 오후4시부터 6시까지 하루 4시간을 언제나 변함없이 기도하였다. 그는 ‘내가 기도하면 세상은 변한다’라는 확신으로 매달렸다. 그가 기도하던 기도굴에는 “조국이여 안심하라! 내가 기도하고 있다”라는 글귀가 쓰여져 있었다. 이런 기도의 담력이 있기를 바란다. “여보, 담대하세요! 내가 기도하고 있잖아요?” “아들아, 염려하지 말라! 엄마가 기도하고 있잖니?” “딸아, 걱정하지 말라! 아빠가 기도하고 있다.” 우리의 가정과 교회와 삶의 자리에 기도의 향기가 가득히 피어오르게 하자! 바로 그곳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들이 나타날 것이다.